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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문화, 예술, 역사적 바로크 건축

by episodelena 2025. 8. 14.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바로크 건축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바로크 건축은 같은 유럽권이지만, 문화적 배경과 역사적 경험의 차이로 인해 뚜렷이 구별되는 개성을 보여줍니다. 스페인은 화려한 장식과 종교적 상징성을 강조했고, 포르투갈은 해양 제국 시대의 영향과 독창적인 마누엘 양식의 전통을 이어받아 독특한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나라의 바로크 건축에서의 문화, 예술, 역사적 특징을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문화 – 사회적 배경이 빚어낸 건축의 개성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바로크 건축은 문화적 배경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스페인은 가톨릭 종교개혁 이후 ‘신앙의 방패’라는 자부심 속에 건축물을 통해 교회의 위엄을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스페인 바로크 건축은 장식이 매우 화려하고, 내부와 외부 모두 상징적 조각과 성화로 가득 찼습니다. 마드리드의 ‘산 이시드로 대성당’이나 살라망카의 ‘누에바 대성당’은 이러한 경향을 잘 보여줍니다. 반면, 포르투갈은 해양 제국으로서 전 세계 식민지와의 교류 속에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건축에 녹여냈습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에서 전해진 예술적 요소가 포르투갈 바로크 건축에 혼합되어 독특한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타일 장식인 ‘아줄레주(azulejo)’는 포르투갈 바로크 건축의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교회 외벽이나 내부 벽면 전체를 푸른색 타일 그림으로 장식하는 이 전통은 스페인에는 거의 없는 특징입니다. 또한, 두 나라의 바로크 건축은 도시 계획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스페인은 궁전과 대성당을 중심으로 한 대칭적, 중앙집권적 도시 구조를 선호했지만, 포르투갈은 지형에 맞춘 유기적 배치가 많았습니다. 이는 포르투갈의 해안 도시들이 복잡한 지형과 항구 중심의 발전 패턴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문화적 배경이 두 나라 바로크 건축의 외형과 분위기를 결정지었고, 오늘날에도 각국 건축물에서 그 차이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예술 – 장식과 미학의 차이

스페인 바로크 건축의 예술성은 ‘화려한 장식’으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추리게레스크(Churrigueresque)’라 불리는 이러한 스페인 바로크식 장식 양식은 복잡하고 입체적인 조각과 곡선, 성인상, 천사상, 기둥 장식을 과감하게 사용합니다. 이러한 장식은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하며, 종교적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스페인의 세고비아 대성당 내부 제단이나 살라망카 대학교 정문은 이러한 미학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포르투갈 바로크는 장식성보다는 재료와 색채의 독창성을 중시합니다. ‘아줄레주’ 타일 벽화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성경 이야기, 역사적 사건, 항해 장면 등을 시각적으로 기록한 매체였습니다. 리스본의 상 비센테 데 포라 수도원이나 포르투의 상 프란시스쿠 교회는 이런 타일 예술을 건축과 완벽하게 결합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포르투갈 바로크 건축은 조각보다는 평면적인 색채와 패턴으로 공간을 장식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이는 지리적 특성과 해양 문화의 영향으로, 장식이 지나치게 돌출되기보다는 표면 장식과 색 대비를 통해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즉, 스페인은 조각적 장엄함과 공간의 깊이를 강조했고, 포르투갈은 색채와 평면 장식을 통해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었습니다. 이 차이는 두 나라 건축물을 사진으로 비교했을 때 특히 두드러집니다.

역사 – 정치와 종교가 만든 건축의 궤적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바로크 건축은 각국의 역사적 상황 속에서 다르게 발전했습니다. 스페인은 16~17세기 황금기를 거쳐 유럽 강대국으로 군림했으나, 18세기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톨릭교회의 권위와 왕실의 위엄을 드러내기 위해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를 이어갔습니다. 이는 바로크 건축이 스페인에서 ‘국가 권력의 시각적 상징’ 역할을 하게 만든 배경입니다. 포르투갈은 1755년 리스본 대지진이라는 대재앙을 겪으면서 바로크 건축의 양상이 크게 변했습니다. 대지진 이후 재건 사업에서 안전성과 실용성이 중시되었고, ‘폰발린 양식’이라 불리는 간결하면서도 내진 구조를 갖춘 건축이 확산되었습니다. 그러나 대지진 이전의 바로크 건축물, 예를 들어 브라가의 봉 예수 두 몬테 성소는 포르투갈 바로크의 장엄함과 독창성을 여전히 보여줍니다. 또한, 포르투갈의 식민지 확장은 바로크 건축을 해외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브라질, 마카오, 고아 등지에서는 포르투갈 바로크의 특징이 현지 문화와 융합되어 독특한 형태를 만들어냈습니다. 반면, 스페인의 식민지 지역 건축은 ‘스페인식 추리게레스크’ 장식이 강하게 반영되었고, 이는 멕시코, 페루 등 라틴아메리카에서 오늘날까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 사건과 정치적 변화는 두 나라 바로크 건축의 성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었으며, 그 흔적은 지금도 건축물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바로크 건축은 같은 시대, 같은 유럽 대륙에서 발전했지만, 문화적 뿌리와 역사적 경험, 예술적 취향의 차이로 전혀 다른 인상을 줍니다. 스페인은 조각적 화려함과 종교적 상징성을, 포르투갈은 색채와 타일 장식의 독창성을 앞세웠습니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고 감상한다면, 두 나라를 여행할 때 건축물 하나하나가 전하는 이야기를 더욱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유럽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두 나라의 건축 양식을 비교하며 여행에 풍부함을 더하시길 바랍니다.